미국 정부가 F-1 유학생에게 적용해 온 ‘학업 기간 동안의 체류’ 방식을 폐지하고, 원칙적으로 최대 4년의 고정 체류기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가 국제 유학생의 체류기간을 학업 진행 상황에 따라 인정하던 기존 제도를 폐지하고, 원칙적으로 최대 4년의 고정 체류기간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학사·박사과정 등 4년 이상이 필요한 학생은 미국 이민국에 별도의 체류 연장을 신청해야 한다.
미국 국토안보부가 확정한 이번 규정은 2026년 9월 15일부터 시행된다. 유학생뿐 아니라 교환 방문자와 일부 해외 언론인에게도 고정된 체류 종료일이 적용된다.
‘학업을 마칠 때까지’에서 고정 종료일로
기존 F-1 유학생은 입국심사에서 ‘신분 유지 기간’을 의미하는 D/S(Duration of Status)를 부여받았다. 정규 수업을 이수하고 학교와 이민국의 관련 규정을 준수한다면 학업이 끝날 때까지 미국에 머무를 수 있는 방식이었다.
새 규정이 시행되면 학생의 I-20에 기재된 교육과정 종료일을 기준으로 체류기간이 정해진다. 다만 최초 체류기간은 최대 4년을 넘을 수 없으며, 교육과정을 마친 뒤에는 원칙적으로 30일의 출국 준비기간이 주어진다. 4년 안에 학업을 마치기 어려운 학생은 미국 시민권·이민국에 체류기간 연장 신청을 제출해야 한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체류 연장 심사를 통해 유학생의 학업 진행과 신분 유지 여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간 학생 신분을 이용하거나 허위 교육기관을 통해 체류 자격을 유지하는 사례를 막겠다는 취지다. 국토안보부는 추가 행정 부담보다 심사 강화와 부정 체류 방지에 따른 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했다.
전공 변경과 대학 이동도 제한
이번 규정은 체류기간뿐 아니라 유학생의 전공 변경과 대학 이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학부 유학생은 원칙적으로 첫 학년을 마치기 전까지 전공을 변경하거나 다른 학교로 옮길 수 없다. 학교 폐쇄나 자연재해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미국 학생·교환방문자 프로그램의 예외 승인을 받을 수 있다.
대학원 과정 이상의 유학생은 학업 도중 교육목표나 전공을 변경할 수 없으며, 다른 대학으로 옮기는 것도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예외적인 사정이 인정될 때만 학교 이동 승인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미국에서 하나의 과정을 마친 뒤에는 동일하거나 낮은 단계의 과정이 아닌 상위 교육단계로 진학해야 한다.
이 같은 규정은 전공 탐색이나 지도교수 변경, 대학원 연구실 이동이 빈번한 미국 대학의 교육문화와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 정부 역시 학부와 대학원 과정이 4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체류기간 연장제도를 이용하면 학업을 계속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사과정과 STEM 연구에 커지는 불확실성
미국 대학과 국제교육 관계자들은 장기간 연구가 필요한 박사과정 학생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연구 진행 상황이나 논문 심사, 지도교수 변경 등에 따라 졸업 시점이 달라지는 학생들은 학업 중간에 체류 연장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교육기관들은 2024∼2025학년도에 총 117만7,766명의 국제학생을 유치했다. 이는 미국 전체 고등교육 학생의 약 6%에 해당한다. 국제학생의 57%는 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를 공부했으며, 석사와 박사과정 국제학생은 약 48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국제학생이 미국 경제와 대학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지 않다. 국제교육자협회는 2024∼2025학년도 국제학생들이 미국 경제에 약 429억 달러를 기여하고 35만5,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지원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2025년 가을 미국 대학의 신규 국제학생 수는 전년보다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번 제도가 유학생의 미국 대학 선택에 추가적인 불확실성을 줄 경우, 대학원 연구인력 확보와 대학 재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현재 통계와 제도 변화를 종합한 전망이며, 실제 영향은 체류 연장 심사의 속도와 승인 기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에서 공부 중인 학생은
2026년 9월 15일 현재 정상적으로 F 또는 J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학생과 연구자에게는 별도의 전환 규정이 적용된다. 기존 학생이 당장 새로운 체류 종료일을 발급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프로그램 종료일 이후에도 미국에 머물러야 한다면 체류 연장이 필요할 수 있다.
한국인 유학생과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은 입학허가서의 교육과정 종료일, 예상 학업기간, 전공 변경 가능성 등을 이전보다 신중하게 살펴야 한다. 특히 4년 이상이 일반적인 박사과정 지원자는 대학 국제학생 담당부서가 제공하는 체류 연장 지원과 행정절차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자료: 미국 연방관보, 미국 국토안보부, 미국 국제교육원, 국제교육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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